생애 최초?의 브라운 트라웃을 잡다. 23인치. ^^ 원래는 레인보우 트라웃을 노렸으나... 어쨌거나 트라웃 버진 탈출. 연어를 잡은 뒤로 한번 더 낚시를 갔었지만 좀비 연어만 몇마리 걸었던 것이 다였다. 11월엔 여러가지 바쁜 일이 있어 낚시를 전혀 가지 못했다.
아이들 데리고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가서 고생한 덕분에 마나님이 기분이 좋았는지, 낚시 허가가 내려졌다. 문제는 일요일날 체감온도가 영하9도로 떨어지고 날씨가 아주 좋을 것이라는 것. 낚시하기엔 기온도 그렇지만 맑은날씨는 특히나 송어 낚시엔 별로 좋지 않다. 고민하다가 4시반에 그냥 출발하기로 결정. 급히 이것저것 챙겨, 나한텐 아마 두시간 -두시간 반밖에 여유가 없다고 판단, 센터핀과 2주전에 만들어둔 알쌈통, 그리고 간단한 채비만 챙겨서 나왔다.
차타고 가는데 해도 일찍지고 왠지 실수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도착하니 완전 어둠. 차가 두대가 있는데, 곧 출발할 것 같은 분위기다. 너무 어두워 웨이더를 입는것도 무리일것 같아 그냥 장화를 신었는데, 이것도 실수라면 실수. 기본 장비는 충실히 착용하자.
바삐 댐 밑으로 이동해서 항상 첫번째로 시도하는 스팟으로 갔는데 물이 너무 얕다. 물도 엄청 맑아 보인다. 인적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시선을 끄는 것은 별로인것 같아 적색등을 켜고 채비를 단 뒤 일단 캐스팅해보았으나 너무 얕다. 게다가 플래시 라이트로 비추는데도 물고기 그림자도 없다. 낮에 다 잡아간 것일까 ? 과거에 스팟이라 생각한 곳은 대부분 던져봤는데 소식도 없고 물고기 그림자도 없다. 괜히 중간에 비즈달린 채비하나 끊어먹음.
이제와서 생각인데, 센터핀릴에 고무줄을 감아두고 캐스팅과 채비흘림에 필요한 정도에 고무줄을 고정해 두는 편이 버드 네스트도 막을수 있고 줄 정리도 쉬운것 같다. 고무줄 감아두자. 이거 잘하면 베잇 캐스팅 릴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
거의 마지막으로 나무 우거짐 지역과 그 다음 물이 코너를 돌아 내려가는 지역까지 가 봤으나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얼음이 얼었을 때와 연어 올라올때는 깊은줄 알았는데 깊지도 않다. 좀더 내려가 볼까 하는데 처음엔 40리터 까만 쓰레기 봉지인줄 알았던 것이 움직인다. 천천히 살펴보니 엄청 큰 비버. 멀리서 봐도 털에 윤기가 좔좔~ 앞뒤로 좀 살펴보고 상류로 올라가니 천천히 헤엄쳐 역시 상류로 올라간다. 뭔가 먹이를 잡으러 가는게 아닐까 해서 나도 다시 상류를 훑으며 이동.
전에 매니저?님이 연어를 잡았던 곳 조금 위쪽으로 이동하는데 물에서 희미하게 뭔가 움직이는게 보인다 ! 다시 자세히 보니 물흐름을 힘들게 버티며 우왕좌왕하는, 그다지 크지않은 물고기 발견. 크기는 별로 커 보이지 않는데, 깊이가 30센티도 안되는 곳에 있다. 웨이더를 입고 있었으면 쫓아가 봤을텐데.. 플래시 라이트를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슬금슬금 도망간다. 그 앞으로 채비를 흘려 봤으나 너무 수심이 낮은데다가 채비 길이를 눈대중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컴컴해서 도대체 컨트롤이 되질 않는다. 중간에 입질 처럼 애매하게 후킹되는 느낌이었으나 그걸 마지막으로 더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핑크웜으로 하고 있었는데, 알쌈으로 바꾸어 다시 해볼까 하다가 일단 포기하고 좀더 상류로 이동. 중간에 물이 작게 Y 자로 갈라지면서 수심이 살짝 깊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또 물고기들이 보인다. 아싸 !~
마침 플래시 라이트에도 별 반응이 없다. 핑크웜 채비로 눈앞에서 계속 놀려보는데, 별로 반응이 없다. 코앞으로 채비를 흘리면 반응은 있는데 물진 않는다. 알쌈으로 바꿔서 투척. 역시 반응이 시큰둥. 이럴때 인라인 스피너가 있으면 딱일것 같은데 가져오질 않았다.
멀리서 약 3명정도가 떠드는 소리가 다가온다. 아무래도 취하거나 특별한 담배? 정도 피운 녀석들인것 같다. 처음엔 조용히 내가 하던일 하는게 맞을 것 같은데, 괜히 엮이면? 골치 아플것 같아 낚시대를 풀밭으로 치우고 갈대밭 쪽에 가서 앉아서 자취를 숨겼다. 나를 봤는지 안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조용히 지나쳐 갔다. 아무래도 밤낚시를 갈땐 일행이 있는 편이 좋을 것 같다. -_- ;
그 와중에 센터핀 릴 스풀이 풀려 고생좀 했다. 물고기를 앞에 두고 줄 풀기를 하고 있자니 정말 깝깝했다. 다시 정리하고 램프를 켜니 물고기가 자리에 없다. ㅜ_ㅜ 잠시 눈이 어둠에 적응될 때를 기달려 살펴보니 조금 더 및 하류의, 흐름이 있는 자리로 물고기 내려가 있었다. 다행~ 다시 비즈가 달려 있는 채비로 바꾸고 고민을 했다. 비즈 채비는 내가 낚시 초짜 시절에 전부 8파운드 라인으로 매듭도 제대로 모르고 매두었던 것들이 아닌가. 일단 바늘은 레이븐 바늘이니 그대로 시도. 몇번의 실패 끝에 살짝 입에 머금는 한 녀석을 확인, 후킹 !~ 확실히 연어 보다는 약하다. 짧은 파이팅 끝에 물가로 끌어내었다. 머리가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낚시대를 들고 있으니 퍼덕임을 멈춘다. 그대로 꼬리를 잡고 물밖으로 끌어 내었다. 몇번인가 퍼덕거려 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잡혀줘서 고맙다, 넌 오늘 우리집에 가야겠다.. 인사후 좀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한쪽 옆 지느러미 밑에 칠성장어가 문 자국 같은게 있으나 나머지 부분은 깨끗하다. 아가미 속도 깨끗. 한 1.5센티미터 정도 색이 변한곳이 있으나 플래시로 잘 살펴보니전부 깨끗하다. 데려가기로 결정. ^^ 왠지 좀더 걸어 올라가보면 더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까본 3명도 그렇고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홀로 둔 차도 걱정되고 한마리도 잡았고 해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재보니 23인치. 필렛을 떠보니 살이 노랗다..? 걱정이 되서 수소문을 해보니 이 지역 생선은 먹지 말라고 한다. -_-; 카더라 하는 소문 보다 좀더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좀더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폭풍 검색?을 해보니 브라운 트라웃의 경우 살이 노란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온타리오 수자원 오염도 측정 페이지를 다시 정독해 보니 연어와 송어의 경우 오염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은 레이크 온타리오에 있을 때 축적되게 되므로, 온타리오 레이크 해당 지역에서 검사된 물고기 차트를 살펴보면 된다고 한다. 게다가 권장 소비량의 경우 한마리 전체를 이야기 하므로 한달 권장 섭취량이 1마리라 할지라도 4식구가 먹게 될 경우는 결국 한달에 4마리가 된다는 셈이 된다. 내가 잡은 지역과 그 차트를 비교해 보니 브라운 트라웃은 안정권에 들어있다. 마나님과도 상의해 봤으나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 그래서 필렛을 뜰때 최대한 배쪽살과 등뼈에 가까운 살은 대부분 제거하고, 나머지 반쪽 필렛은 냉동 시켰다.
다음날 생선 튀김으로 냠냠 ~
물고기가 보이기라도 하는 곳에서 시도를 해야 잡히는 건 알겠는데, 30센티 미만으로 얕은 곳에서 하는 것과 채비 교체, 캐스팅드 아직 익혀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마나님이 도서관에서 빌려다 준 얼음 낚시 책도 그렇고 공부해야 할 것이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