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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후기

2015년 2월 28일 토요일 센터피너님의 아이스 헛에 초대 받다

 

이곳 온타리오 주에서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정보에 한참 목말라 하던 중, 우연히 센터피너 님이 운영하는 캐나다 낚시 이야기 블로그를 발견, 그 다음부터 블로그 내용을 정독하게 되었다. ^^ 직접 들려주는 낚시 경험담도 즐겁지만 타겟 어종을 공략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공략법을 연구한다든지, 플라이를 자작한다든지 하는 남다른 포스가 블로그를 좀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아까와서 방명록에 새로운 포스팅이 있을 때 마다 감사 메시지를 올리곤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집근처 팀호튼에서 만나 낚시관련해서 이야기 꽃을 피운후 몇번의 만남의 기회가 있었다. 물론 낚시에 대해선 그 내공의 차이가 거의 하늘과 땅? 차이라서, 나같은 초보자를 배려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선뜻 조행을 따라 나서고 싶다는 부탁을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겨울에는 대형 프로젝트로 얼음 위에 오두막을 직접 자작하여 올리는 계획을 드디어 실행하고, 그 헛(오두막)에 이렇게 초대까지 해주셨다. ^^

 

 

첫 초대에 아이들까지 따라나서긴 좀 미안해서, 일단 나만 나서기로 했다. 포인트까지 라이드까지 해주시고.. 그야말로 오늘은 황제? 낚시다. ^^ 저녁식사용 왕뚜껑과 음료수는 내가 준비했다. 대신 센터피너님의 스케줄에 맞추어 오후에 낚시 시작, 해가 진 뒤 철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심코에서 얼음 낚시라고는 헛 오퍼레이터들의 스팟 근처에서만 해본 나로선 모든 것이 신기했다. 얼음위에 눈이 많이 쌓여있어 승용차로는 가기가 무리라서, 진입로의 얼음 위에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가기로 했다. 저 멀리 스노우 보드에 패러글라이딩용 낙하산을 달고 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밴쿠버와 달리 산이 적은 이곳에선 스노우 보드를 즐기려면 이런 방법도 있겠다. ^^

 

 

얼음 낚시 도구라곤 2주전?에 장만한 6인치 어거가 전부인 나로선 오늘은 얼음낚시용 낚시대와 간단한 도구, 그리고 먹을 것만 챙겨서 뒤를 따라갔다. 2주전 방랑자 낚시 때도 썰매없이 전부 지고 매고 다녔는데, 이렇게 썰매 끄는 모습을 보니 썰매도 하나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썰매를 집에 어디다 보관을 해야 하나... -_-

 

 

헛으로 출발하면서 돌아본 얼음위 주차 풍경. 이날 기온이 영하 14도쯤 되었는데 이렇게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니 신기해 보였다. 중앙의 저 아저씨는 동영상 촬영용 드론을 셋팅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눈에서 해맨 뒤 드디어 도착한 헛. 어떻게 만들 것인지 정말 궁금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정말 신기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그랬는지 한쪽 켠으로 눈이 많이 쌓여있다. 얼음위에 퍼머넌트 헛을 세운다는 건 정말 많은 일과 시간, 돈이 필요하단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게다가 중간에 도둑까지 한번 맞았다고 하니, 낚시를 편하게 하는 대신에 신경쓸 일이 하나 더 생긴 것이되는 셈이다. 보트를 타면 낚시를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보트를 타지 않는 시간에 해야 되는 일이 탈 때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선뜻 보트를 구입한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 물론 내 경우엔 보트 살 돈이 없으니 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 이 얘기를 듣고 난 뒤 낚시 관련 포럼을 뒤지다가 미국쪽에서 일어난 헛 도둑 관련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건 더 황당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려보기로 하겠다.

 

 

그렇게 저녁 늦게까지 낚시를 계속했는데 사실 입질은 별로 기대하기 어려웠다. 중간에 센터피너 님의 친구분 한분도 다녀갔다. 이곳은 수심이 약 7피트 되는 지역으로 햇볕이 강할땐 밑 바닥이 아주 잘 보인다. 센터피너님의 설명으론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얼음도 두꺼워 지고 얼음위의 눈이 햇볕을 차단하는 현상까지 생겨, 바닥의 수초가 누렇게 죽어가므로 물고기들이 좀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한다. 시즌 초반에는 이렇게 얕은 곳에서 낚시를 하고 시즌중반이 시작되기 전에 헛을 좀더 깊은 곳으로 이동시켜야 되는데, 올 겨울엔 여러가지 스케줄이 겹쳐 포기하고 이곳에서 낚시를 그냥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는 떠날 시간. 밖에 나와보니 정말 춥다. 달이 휘영청 밝게 떠서 멀리 까지 보인다. 대부분 철수하고 한두개의 헛에서만 불빛이 보인다.

 

 

촬영허가?를 받고 올린 사진. 내부는 이렇게 구성하셨다. LED 조명에 얼음 구멍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뚜껑까지 직접 만들어 달았다. 원래는 좀더 많은 장비를 놔두고 다닐 계획이었는데, 도둑을 맞은 뒤론 내부는 깨끗이 비워두어야 한다고 한다. ㅜ_ㅜ 이 겨울에 얼음판까지 올라와 도둑질을 하는 넘들이 있다니, 분명 낚시를 하는 넘들 중에 동네 사는 넘들이리라. 아무튼 이날은 그래도 싸이즈 좀 나오는 퍼치 두마리와, 해가 진 뒤 반짝 입질을 보여준 크라피 한마리를 잡아서 돌아왔다. 채비 운용 법이나 얼음 낚시에서의 찌 사용법 등등 여러가지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던, 아주 영양가 높은 얼음 낚시였다. ^^ 집에 돌아오니 거의 9시반. 종종 이렇게 낚시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