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얼음낚시는 장비도 없고 추위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야되서 불가능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커머셜 아이스 헛(Commercial Ice Hut) 을 운용하는 서비스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폭풍 검색후에 한군데를 예약, 처음으로 가봤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일기예보엔 날씨가 좋다 했는데, 7시 30분으로 예약을 해서 6시쯤에 출발을 했건만 고속도로 전체가 거북이 걸음이다. 시속 30킬로로 이동. 늦는다고 전화를 해놓고 도착해보니 저렇게 날이 밝았는데, 8시 20분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_- 저 썰매가 보이는 부분부터 얼음이다. 예약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전화번호와 이름을 대니 타라고 한다. 썰매를 끄는 것은 ATV 다.

 

 

덜컹덜컹, 저 멀리 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걸어가기엔 좀 애매한 거리에다가 눈보라도 치고 있어서 이렇게 이동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내부엔 이런 캠핑용 가스렌지로 난방겸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요리에 필요한 냄비나 수저등은 직접 챙겨가야 한다. 아들과 나는 낚시대가 없었으므로 일단 두개를 주문 예약했다. 하나에 10불씩이다.

 

 

이렇게 바닥에 이미 구멍이 뚫려있고 문 가에 미노우 미끼가 준비되어 있었다. 전날 낚시한 사람들이 버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얼음 구멍 주변에 죽은 미노우들이 얼어붙어 있었다.

 

 

조그맣게 창문이 달려있는데,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멀리 다른 헛들이 보인다. 아이가 있는걸 보더니 썰매로 끌어다 준 청년이 화장실 헛이 제일 가까운 곳이라면서 이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시작하자마자 요만한 퍼치들이 채비를 담글 새가 없이 걸려 올라온다. 찌도 필요없고 채비가 바닥에 툭, 닿았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감아올리면... 바로 투투둑!~ 입질을 한다. ^^; 문제는 요렇게 작은 녀석들이 미노우와 바늘을 거의 삼키다 시피 하고 물려 올라온다는 거다. 조만한 싸이즈들은 전부 놔주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퍼치들. 사실 이때는 10월에 퍼치 두마리 잡아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퍼치들이 잡혀도 정말 즐거웠다. 입질을 받아 본 것이 두달 만이니 말이다. -_-;; 흥분해서 서둘러 채비를 다시 얼음 구멍에 넣으려다가 아가미 끝부분의 가시에 찔려 손가락에 피도 났다.

 

 

잠시 휴식할 때 헛 바깥으로 나와서 찍은 사진.

 

 

꽤 여러개의 헛을 운용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 떠드는 소리와 저멀리 스노우 모빌이 달리는 소리가 난다. 스노우 모빌이나 ATV 가 가까이 지나가면 얼음구멍 안의 물이 출렁출렁 흔들린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기슭에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가면 우리가 주차하고 출발한 기슭이다.

 

 

헛 안에는 큼직하게 herring  과 화이트 피시를 구분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실 이걸 처음 볼때는 화이트 피시와 herring 이 정말 비슷하게 생겼는줄만 알았다. 뭐 사실 비슷하게 생겼다고도 볼 수 있지만 주로  herring 이 잡히는 빈도수 보다 화이트 피시가 구경하기 어렵고 수심이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아담한? 사이즈의 퍼치들. 물밖으로 나오면 일단 등가시와 아가미를 넓게 펴서 마치 위협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 저렇게 등가시 부분을 움켜 잡고 아가미를 손으로 살짝 누르면 얌전해 진다.

 

 

있는 힘껏 등지느러미와 아가미를 세운 모습. 선명한 옆구리의 색과 배지느러미의 오렌지색이 화려한 퍼치.

 

 

아들은 금방 싫증을 내고 밖에서 얼음 위의 눈을 거둬내면서 놀았다. 호수 위 얼음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한 듯.

 

 

점심 때가 되자 얼음 전체가 난반사를 일으키면서 물속이 훤히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즈음에야 알게 된 것이지만 수심이 15피트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바닥의 퍼치가 돌아다니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 채비가 내려가고 미노우가 이리저리 바늘에서 떨어져 나가보려고 버둥거리는 모습이 보이다가 휙, 검은 그림자가 미노우를 덥칠 때 바로 챔질을 하면 영락없이 퍼치가 잡혀 올라온다. 눈으로 보면서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들이, 오후엔 쉴새 없이 퍼치를 잡아 올렸다. 4시쯤이 되어 출발 준비를 할 때 즈음엔 얼음 구멍 근처까지 herring 떼가 천천히 유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때는 이게 herring 인줄 모르고 화이트 피시인줄로만 알았다. -_- 미노우랑 트라웃용 고무 지렁이로 꼬셔 봤으나, 톡톡 입질만 할 뿐 덥석 물지를 않는다. 아들이 '저 물고기는 입이 너무 작아서 먹지를 못해요' 한다. Herring 이 입이 작다는 사실, 그리고 이게 Herring 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한 3번째 쯤 얼음낚시를 나와서 였던 것 같다. 어쨌거나 너무나도 즐거운 낚시였다. 이때부터 2월 중순까지 주말마다 얼음낚시를 간것이 함정이라면 함정. -_- 나중에 생활비가 줄어든 것을 알아챈 마나님께 꾸중을 듣고 2월 중순에 얼음낚시를 중단할 때까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캐나다에서 10년을 넘게 살면서 낚시를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작년인데, 레이크 심코에서 처음으로 Perch 를 잡았다. 그때는 내가 잡은 물고기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사실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전부였다. 몇번을 공치다가 4시쯤이 되니 작은 물고기 떼가 물가로 몰려드는 것이 보인다. 송사리처럼 생긴, 미노우(minnow) 라는 물고기를 근처 낚시 가게에서 5불에 한 양동이를 사서는 바늘에 걸어 던지는 것이 전부였다. 작은 추와 동그랗게 생긴, 제일 흔한 추로 수심에 맞추어 채비를 조절하기는 커녕 몰려든 물고기 높이에 대충 맞추어 천천히 내렸는데, 미끼가 검은 그림자 밑으로 쏙! 없어지는 것을 보고 챔질을 하니 조만한게 올라왔다. 그때는 꽤 작았다고 생각해서 사진만 찍고 바로 놔주었는데, 나중에 얼음낚시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먹기에 알맞는 사이즈라는 것이 아닌가. -_-

 

 

놔주고 바로 채비를 다시 물에 넣으니 요놈이 올라온다. 조금 더 크다. 아이들은 신나서 떠들어 댄다. 요렇게 두마리 잡고 나니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물고기 떼가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것이 다 였다. -_- 또한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퍼치(Perch) 들은 무리지어 이동하고, 무리를 만나게 되면 신속하게 계속 미끼로 꼬셔서 그 곳에 머무르게 해야지 계속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퍼치는 일단 눈앞에 미끼가 보이면 별로 가리지 않고 덥석 문다. 하지만 그 몰려다니는 떼를 만나지 못하면 입질 조차 받기 힘들다. 얼음낚시를 시작하고 나서야 퍼치를 손질해서 튀김을 해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게 또 별미다. ^^ 딸래미는 퍼치 튀김이야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듯한 표정을 보여준다. ㅎㅎ

 

어쨌거나 이날은 요렇게 두마리 잡고 전부 놔주었는데, 집으로 돌아가기전 몇번 더 캐스팅을 해보고 있을 무렵 검은색 SUV 차량 하나에 백인 아저씨 둘이 탄 차가 천천히 들어와 서더니 우리가 낚시하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이 계속 신경쓰여서 뒤를 흘깃흘깃 돌아보며 낚시를 하고 있는데, 자갈로 장난을 하고 있던 아들래미 한테 차안에서 말을 건다. '아빠가 몇마리나 잡았니?' 아들은 신이나서 '두마리를 잡았다'고 했다. '잡은 물고기좀 구경할 수 있을까?' 하니 아들이 'No, 전부 놔줬어요' 했다. 'OK, that's good!' 하더니 그냥 차를 붕~ 몰고 가버린다. 그때는 사라지는 차 뒷모습을 보면서 '저사람들은 뭐야' 하고 생각했는데, 요즘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MNR 오피서가 아니었나 싶다. 뭐, 갖고 있어도 크게 문제될 것 없었던, 적당한 사이즈의 퍼치 두마리였지만 검사를 받았다면 뭔가 다른 것으로 트집을 잡혔을지도 모를일이다.

 

이때는 아무 생각없이 미끼로 썼던 미노우들을 물에 놓아주었는데, 나중에 온타리오 낚시 규정을 다시 읽어보니 미끼로 사용한 물고기와 물은 절대 다시 낚시터의 물로 돌려보내서는 안된다고 한다. -_-;; 아무래도 병균이나 오염된 물질이 물로 들어가 생태계를 파괴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리라. 규정은 늘 다시 확인하고 새로운 곳에 낚시하러 갈때는 거듭 더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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